.../스물셋.

2021.09.01. 낮공 헤드윅 (렌X유리아)

noey_ 2021. 9. 2. 14:18

캐스팅 : 렌, 유리아

스포 있어요:)

 

자첫이라 내 해석이 맞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잘못 봤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일단 기억나는 대로 써놔야 자둘이랑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끄적이는 헤드윅 후기:-D

일단 큰 틀로는 렌드윅은 순간을 사랑하고 다시 놓아주고 다시 사랑하고 다시 놓아주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았다.

그래서 내 결론은 렌드윅은 토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다(예를 들면 문을 열 때, 처음에는 토미가 자기 얘기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다가 나중에는 아웃오브안중 같은 느낌이 강했음). 토미가 자기의 반쪽이라고 했지만 볼수록 헤드윅한테는 토미가 그냥 우연히 맞는 듯 보였던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고 오히려 토미가 초반에는 아닌 것처럼 보였으나 헤드윅 잊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(마지막에 "고마워요 헤드윅"하면서 계속 헤드윅 부르는데 잡지 못하는 무언가를 잡고 싶어 하는 듯한 느낌도 들고 찐사랑 같았음).

이츠학.... 하... 이츠학 캐해가 제일 어려워... 자 일단 정리. 극 중, 이츠학은 남자임. (배우는 여자이지만 여장하는 걸 좋아하는 남자임. 이건 극 중에서도 드레그 퀸이었다고 말하니까 패스) 무력으로도 이츠학은 헤드윅을 이길 수 있고 그래서 여권 뺐고 다시 돌아갈 수도 있지만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. 둘은 결혼한 사이이고 맥주 못 먹게 하면 안 먹고 가발 못 만지게 하면 시무룩해져서 내려놓는다. 너 싸움 잘해?라고 헤드윅이 말하니까 손도 안 올리고 얼굴 보고 다가가기만 해도 헤드윅이 쫄아서 허공에 주먹질함(애드립) 헤드윅이 속상해하면 사탕 물려주기도 함. 

여기서 왜 헤드윅은 가발을 못 만지게 했을까. 이츠학이랑 결혼하면서 여장하지 않기를 조건으로 걸었고 그러면서 가발을 못 만지게 한 것처럼 보임. 그런 헤드윅에게서 도망가지 않은 이츠학은 이 페어에서는 연민이라기보다는 애정과 사랑인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음. 그렇다고 애증은 또 아닌 것 같은 게, 약간 서로가 서로를 지키려는 듯이 보였다. 서로가 있어서 버텨내는 느낌이었고 투닥거리기는 하지만 애정 어린 투닥거림이었다. (어렵다 어려워)

나중에는 헤드윅이 이츠학한테 가발 주는 건 이츠학한테 자유를 주는 것 같았는데 이츠학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. 헤드윅이 자기 자신이랑 이츠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느낌이었고 놓아주긴 싫지만 서로를 위해 놓아주는 느낌이었다. 그렇지만 여기서 무너져내리는 느낌은 아니었고 서로 다른 행복을 찾아 떠나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적인 느낌이었음

율츠학 솔로 when we were young이었는데 (자첫이라 이게 고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) 이것도 너무 좋았다. 이츠학 혼자 부르는 노래는 스포트라이트 받는 거 좋았는데 마지막에 드레스 입고 나와서 부를 때, 정말 그 환한 스포트라이트 받으면서 나올 때 너무 아름다웠고 정말 자신감 넘치고 자유롭고 행복해 보이는 이츠학이 나와서 이게 진짜 이츠학의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. 그걸 헤드윅이 꼭 안아줄 때도 서로 너무 애정이 넘쳐서 이 둘은 해피엔딩이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. 

아직 이해가 안 가는 건 이츠학이 왜 호루라기를 불었는가. 무슨 감정인 것인가. ㅇㅅㅇ... 

조금 아쉬웠던 건 이츠학이 왜 여장을 하는 걸 반대했는지 그거에 대한 서사랑 감정선이 좀 더 드러났으면 했다. (이유는 충분하잖아) 호흡이 조금 이상한 곳에서 빨라서 따라가기가 좀 급급했고 엥? 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이건 러닝타임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들고... 근데 익스퀴짓 감정선 미쳤고 몸 너무 잘 쓴다. 렌드윅이 정말 말라서 정말 바스러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. 믿나도 너무 좋았다. 손을 들어할 때, 아 정말 눈물 좔좔;-; 객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 둘의 인생을 응원해주는 느낌ㅠㅠㅠ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. 아 그리고 렌드윅... 템포 빠른 노래할 때 정말 날아다닌다. 정말 잘 어울려... 뮤지컬로는 처음 봤는데 제이미 못 본 게 아쉬울 정도. 19 애드립... 보기 숭했으나 웃기게 잘 풀어서 다행이었다. 재밌었고 자둘할 것 같은 느낌인데 다른 배우들 전캐 찍어보고 싶다. 아 쓰다 보니까 감정선 조금 정리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ㅠㅠ 이제는 관극도 공부해야 돼...